화면 끄는 하루는 쉬어도 회복이 안 되는 분, 화면에 지친 분, 놀일이 어떤 곳인지 하루로 먼저 겪어보고 싶은 분을 위한 당일 프로그램입니다. 준비물은 없습니다. 휴대폰만 잠깐 내려놓으면 됩니다. 하루는 입장·낮·밤 세 막으로 흘러갑니다.
1막 · 입장
보는 도구를 바꿉니다
도착하면 폰을 맡기고 루페를 받습니다. 화면 대신 렌즈 너머로, 눈앞의 작은 것들이 갑자기 커집니다.
2막 · 낮
몸으로 '품'을 법니다
흙과 이끼를 손으로 만지고, 닭에게 밥을 주며 '품'을 법니다. 몸을 써서 번 시간이 놀일에서는 화폐가 됩니다.
3막 · 밤
검색으로는 안 나오는 이야기
모닥불에 둘러앉습니다. 검색으로는 안 나오는, 내 경험 한 조각을 꺼내 나눕니다.
AI를 안 쓰게 하려는 게 아닙니다. 비싸게 만들어 잘 쓰게 하려는 겁니다.
화면에서 눈을 떼는 것만으로 하루의 속도가 달라집니다. 루페로 이끼 한 조각을 들여다보면, 평소 지나치던 초록이 갑자기 작은 숲이 됩니다. 낮 동안 손으로 번 '품'은 저녁에 화면 속 행동을 살 때 쓰는 화폐가 됩니다. 그래서 이 하루의 목적은 디지털을 끊는 게 아닙니다. 화면을 다시, 더 잘 쓰기 위한 하루입니다.
몸으로 번 '품'으로 화면 속 행동을 삽니다. 쉬어도 회복이 안 되던 하루가, 손과 눈과 대화로 채워지는 하루로 바뀝니다. 돌아갈 땐 맡겼던 폰을 돌려받습니다. 달라진 건 기기가 아니라, 그것을 대하는 속도입니다. 당일 프로그램이고, 39,000원, 12명 내외로 진행합니다.